<아름다운 바실리사>는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민담의 하나다.
늙은 부모님의 외동딸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던 바실리사는 어느 날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슬픈 일을 겪게 된다. 어머니는 죽기 전 소녀 바실리사에게 작은 인형 하나를 주며 놀라운 비밀을 알려준다. 슬프고 힘든 일이 닥치면 늘 인형에게 먹을 것을 주고, 어려움을 털어놓고 기도하라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자 아버지는 재혼을 한다. 아버지는 두 딸을 데리고 온 계모가 바실리사에게도 좋은 두 번째 어머니가 되어주길 기대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계모와 의붓 언니들은 잠시도 쉬지 않고 바실리사를 괴롭힌다. 어느 날 아버지가 한동안 집을 떠나게 되자, 이들은 바실리사를 아주 없앨 작정을 하고 깊은 숲에 사는 무서운 마녀 바바야가에게 불을 얻어오라며 내쫓는데...칠흑처럼 어두운 밤, 비바람마저 치는 추운 날 쫓겨난 바실리사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아름다운 바실리사>는 큰 곤경에 빠진 외롭고 슬픈 바실리사와 수호천사와도 같은 마법 인형, 무서운 바바야가와 신비한 말을 탄 사나이들, 말하는 동물과 문짝 등 흥미진진한 인물들이 등장해 엮어가는 재미있는 이야기다.
- I. 젤레즈노바
<아름다운 바실리사>를 소개한 이리나 젤레즈노바(Irina Lʹvovna Zheleznova)는 1924년에 태어났다.
그녀는 동유럽 각국, 특히 우크라이나, 발트 3국와 러시아의 민담을 집대성해 아름답고 깔끔한 현대어로 번역해 소개했다. 그녀가 모은 작품들을 집대성한 저서는 1974년 <호박 바다 이야기(Tales of the Amber Sea)> 라는 제목으로 초판이 발행되었다. 오늘날까지 동유럽 민담의 고전으로 꼽힌다. 젤레즈노바는 또 구 소련 영토에 살던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 <보석의 산 (A Mountain of Gems - Fairy-Tales of the Peoples of the Soviet Land)>과 러시아 민담 모음집 <아름다운 바실리사(Vasilisa the Beautiful : Russian Fairy Tales)> 등을 펴내기도 했다.
젤레즈노바가 엄선해 다시 쓴 민담들은 특유의 간결하고 아름다운 문체에 힘입어 오늘날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그녀가 소개한 작품들은 서구문학의 대표격인 영국과 게르만, 스칸디나비아 문학과 비슷하면서도 독특한 고유성을 지닌 동유럽 문화와 역사적 전통을 잘 살리고 있다.
이처럼 평생을 동유럽 및 러시아 민담 번역과 소개에 널리 공헌한 젤레즈노바는 1987년 6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