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 한 가난한 모자가 살았다. 양털을 빗고, 빨래를 하는 일을 하며 근근이 외아들을 기른 어머니는 늙어서 더 일할 힘이 없자, 아들 미라리에게 나가서 일을 찾아 먹고살라고 한다. 미라리는 일자리를 찾아 길을 떠나지만, 일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다가 미라리는 운좋게 큰 부자집의 일꾼이 되고, 어느 날 주인을 따라 낙타를 타고 멀고도 기이한 여행을 떠나는데...
다이아몬드와 사파이어, 루비, 에메랄드 같은 귀한 보석들이 가득한 신비한 산, 집채보다도 큰 새들, 오싹한 해골과 그보다 더 무서운 인간의 탐욕 그리고 통쾌한 반전까지, 중앙아시아 고부족의 하나인 투르크멘 족 사이에서 전해 오는 오래된 민담 <보석 산의 모험>은 한 가난한 소년의 흥미진진한 모험을 그리고 있다.
동유럽과 구 소련, 중앙아시아 등의 민담을 수집해 아름답고 간결한 현대어로 다시 쓴 I. 젤레즈노바의 글과 L. 시쵸프의 생생한 칼라 삽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보석 산의 모험>을 소개한 이리나 젤레즈노바(Irina Lʹvovna Zheleznova)는 1924년에 태어났다.
그녀는 동유럽 각국, 특히 우크라이나, 발트 3국와 러시아의 민담을 집대성해 아름답고 깔끔한 현대어로 번역해 소개했다. 그녀가 모은 작품들을 집대성한 저서는 1974년 <호박 바다 이야기(Tales of the Amber Sea)> 라는 제목으로 초판이 발행되었다. 오늘날까지 동유럽 민담의 고전으로 꼽힌다. 젤레즈노바는 또 구 소련 영토에 살던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 <보석의 산 (A Mountain of Gems - Fairy-Tales of the Peoples of the Soviet Land)>과 러시아 민담 모음집 <아름다운 바실리사(Vasilisa the Beautiful : Russian Fairy Tales)> 등을 펴내기도 했다.
젤레즈노바가 엄선해 다시 쓴 민담들은 특유의 간결하고 아름다운 문체에 힘입어 오늘날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그녀가 소개한 작품들은 서구문학의 대표격인 영국과 게르만, 스칸디나비아 문학과 비슷하면서도 독특한 고유성을 지닌 동유럽 문화와 역사적 전통을 잘 살리고 있다.
이처럼 평생을 동유럽 및 러시아 민담 번역과 소개에 널리 공헌한 젤레즈노바는 1987년 6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