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고 호의 모험』 은 고대 그리스 신화 이야기다. 기원전 1300년 ~ 1200년경, 텟사리아 근방의 이올코스 출신 젊은 영웅 이아손이 그리스 각지에서 모인 영웅들로 50명의 원정대를 구성해, 아르고 호라는 배를 타고 흑해 동부 콜키스 왕국으로 가서 황금 양털 가죽을 구해 오는 모험을 다루고 있다.
아르고 호 원정 이야기에는 독특한 괴물들과 흥미로운 모험이 가득해서, 고대부터 현대까지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아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 단순히 신기한 모험담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갈등 관계에 놓인 각 인물의 개성이나 고민의 깊이가 남다르다. 수천 년 전 창작임에도 인물의 심리 묘사며 파란만장한 인생의 부침이 적나라하게 묘사된 점이 특히 강점이다.
구체적인 모험이나 아르고 호 탑승자 명단은 판본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아르고 호의 모험』 은 다양한 판본 중 가장 유명한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관장이자 저명한 시인 아폴로니우스의 서사시 《아르고나우티카》를 기본으로 핀다르나 헤시오드 등 다른 저명한 시인들의 판본들을 참조해 정리하였다.
특히 고대 이래 아르고 호의 모험을 다룬 많은 서양 화가들의 걸작 그림을 선정해 다양한 삽화들을 함께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읽는 재미와 함께 보는 재미도 제공하고자 한다.
아폴로니우스는 BC 295년에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난 시인이자 학자다.
황금 양털을 찾아 50명의 그리스 영웅들을 모아 동쪽 세계로 원정을 떠난 모험을 다룬 아르고 호 이야기, 즉 서사시 《아르고나우티카》 의 저자로 유명하며, 헬레니즘 시대의 뛰어난 학자 중에서도 손꼽히는 인물이다.
알렉산드리아는 이집트에 속한 지역이지만, 알렉산더 대왕의 정벌로 그 무렵에는 그리스 왕조가 지배하고 있었다. 초대 국왕은 알렉산더의 측근 프톨레마이오스다.
이 왕국은 명실상부한 동부 지중해 최강국으로 군림했으며, 수도인 알렉산드리아는 당대 경제와 학술, 헬레니즘 문화의 중심지이자 세계에서 가장 번영하는 대도시였다.
알렉산드리아에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도서관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있었다. 인류의 모든 지식을 아우르려는 야심으로 건립된 이 도서관은 헬레니즘 시대 학문 연구의 중심이었다.
인류 최초의 서사시로 알려진 호메로스의 『일리어드』 와 『오딧세이』 의 현대적 버전을 최초로 정리한 것도 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초대 관장이자 학자인 제노도투스다.
아폴로니우스는 바로 이처럼 잘 나가던 시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 일했으며, 호메로스와 고대 그리스어에 대한 뛰어난 지식으로 전임자인 제노도투스가 출판한 『일리어드』 와 『오딧세이』 판본을 비판하는 학술 논문을 저술하기도 했다.
아폴로니우스의 뛰어난 능력은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관심을 끌었고, 문헌학과 고증에 조예가 깊던 그는 여러 양식의 시와 문헌을 남기며 활약했다.
일부 고대 자료에 의하면 그는 자신의 스승이자 알렉산드리아의 또 다른 뛰어난 학자 칼리마코스와 문학 논쟁을 벌였고, 그 여파로 알렉산드리아를 떠나 로도스 섬으로 가서 만년을 보냈다고 한다.
이는 고대 세계에서 종종 저명한 시인이 충직하지 못한 동료 시민들을 피해 망명을 가는 것으로 묘사된 기록에 입각한 추정이나, 이와 다른 주장도 있다.
어쨌든 아폴로니우스는 알렉산드리아를 떠나 그리스 남부 에게해에 있는 로도스 섬으로 이주해 그곳에서 만년을 보냈다.
《아르고나우티카》를 다듬어 완성한 저자의 이름이 통상 아폴로니우스 로디우스(Apollonius Rhodius)로 알려진 이유도 ‘로도스의 아폴로니우스(Apollonius of Rhodes)’가 지었다는 라틴어 표현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아폴로니우스의 정확한 사망 원인이나 연도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대체로 기원전 3세기 후반 로도스에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