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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두장이 키릴로

<무두장이 키릴로>는 우크라이나의 오래된 구전 민담이다. 이야기의 큰 뼈대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유명한 드니프로 강 언덕에 사는 힘센 무두장이 키릴로가 도시 사람들을 괴롭히는 악한 용을 물리친다는 전형적인 영웅담이다. ​ 아득한 오랜 옛날, 키이우에는 많은 이들이 모여 사는 성읍이 있었다. 이 성읍을 다스리는 왕자에게 어느 날 큰 걱정거리가 생긴다. 호시탐탐 성을 침략하며 사람들을 죽이고, 약탈하는 무서운 용이 왕자의 하나뿐인 어여쁜 공주를 공물로 요구했기 때문이다. 백성들의 안전을 위해 왕자는 눈물로 딸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용은 공주의 아름다움과 상냥함에 반하고, 결국 공주에게 자신을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에 대한 비밀까지 털어놓는다. 그건 바로 키이우의 드니프로 강 ..
<무두장이 키릴로>는 우크라이나의 오래된 구전 민담이다. 이야기의 큰 뼈대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유명한 드니프로 강 언덕에 사는 힘센 무두장이 키릴로가 도시 사람들을 괴롭히는 악한 용을 물리친다는 전형적인 영웅담이다. ​

아득한 오랜 옛날, 키이우에는 많은 이들이 모여 사는 성읍이 있었다. 이 성읍을 다스리는 왕자에게 어느 날 큰 걱정거리가 생긴다. 호시탐탐 성을 침략하며 사람들을 죽이고, 약탈하는 무서운 용이 왕자의 하나뿐인 어여쁜 공주를 공물로 요구했기 때문이다. 백성들의 안전을 위해 왕자는 눈물로 딸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용은 공주의 아름다움과 상냥함에 반하고, 결국 공주에게 자신을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에 대한 비밀까지 털어놓는다. 그건 바로 키이우의 드니프로 강 높은 언덕에 사는 한 무두장이라는 것이다.

끔찍한 포로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찾던 공주의 염원은 마침내 무두장이 키릴로에게 닿지만, 무두장이는 문무 대신들이 찾아가서 공주를 구하고 용을 물리쳐달라고 부탁해도 꿈쩍하지 않다. 이로써 과연 누가 고집 센 키릴로의 마음을 움직일 것인지, 그리고 키릴로와 공주, 용과 키이우 사람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키이우는 오늘날에도 유럽 전체에서 7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이자, 동유럽의 산업과 과학, 교육과 문화의 중요한 중심지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가장 풍부하고 드넓은 곡창 지대를 보유하고 있다. 또 흑해 및 아조프 해에 접해 동서남북 해상 교통의 핵심인 크림 반도도 우크라이나에 속한다.

이러한 지정학적 특성으로 인해 기원전 고대부터 당대 패권 민족과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영토를 장악하려는 시도가 활발했다. 수천 년간 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은 크림 반도와 키이우의 주요 거주 세력만 살펴봐도 그리스인, 스키타이 족, 고트 족, 코사크 족, 타타르 족, 슬라브 족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 중에서도 현대 우크라이나인을 형성한 대표적인 민족은 코사크 족이다. 코사크 족은 평화시에는 온순하고 순종적이지만, 외침 혹은 탄압을 받으면 단결하여 죽음을 불사하며 집단 저항하는 용맹함이 특징이다. 코사크 족은 근대 이전부터 동유럽 초원을 누비며 무장 세력을 형성하고, 자치 조직을 운영했다. 그리고 키이우의 드니프로 강에 요새를 건설하고, 주위 강국에 맞서 고유한 문화와 언어를 지키며 생존해왔다. 오늘날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조상 대대로 살아온 영토를 지키려는 우크라이나의 저항에는 이러한 코사크 족 특유의 용감하고 독립적인 기질과 정신이 배어 있다.

​<무두장이 키릴로>는 바로 이런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이어 내려오는 민담이다. 흔히 다른 민담처럼 왕자나 공주가 아니라, 키이우에 사는 평범한 서민 무두장이가 주인공이다. 이는 부당한 외침에 맞서 시민들이 온힘을 다해 저항해 나라의 독립과 자유, 자존심을 지킨다는 정신이 빛나는 구성이다. ​

우크라이나의 저명한 삽화가 세르게이 아르츄셴코의 역동적이고 생생한 칼라 삽화가 이야기를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무두장이 키릴로>와 함께 수록된 <기운 센 고양이 경> 역시 우크라이나의 오랜 민담이다. 기르던 고양이가 늙어서 힘이 빠지자, 더는 쓸모가 없다고 여긴 주인은 고양이를 숲으로 데리고 가서 버린다. 하지만 고양이는 숲의 여러 야생 동물들의 위협에도 끄떡하지 않고 남다른 재치로 모든 위기를 넘긴다.

이 <기운 센 고양이 경> 이야기 역시 우크라이나인 특유의 노련한 지혜와 끈질긴 생명력을 잘 드러낸다. 늙은 고양이의 유쾌한 모험이 재미있고 멋진 칼라 삽화와 함께 소개되어, 마치 걸작 단편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소개된다.
- I. 젤레즈노바

우크라이나의 대표적인 민담 <무두장이 키릴로>와 <기운 센 고양이 경>을 아름다운 현대어로 소개한 이리나 젤레즈노바(Irina Lʹvovna Zheleznova)는 1924년에 태어났다. ​

​그녀는 우크라이나와 발트 3국 등 동유럽의 여러 나라와 러시아의 민담을 수집해 쉽고 깔끔한 현대어로 번역해 소개했다.

​그녀가 펼쳐낸 저서 중 구 소련 영토에 살던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 <보석의 산 (A Mountain of Gems - Fairy-Tales of the Peoples of the Soviet Land)>을 포함, 러시아 민담 모음집 <아름다운 바실리사(Vasilisa the Beautiful : Russian Fairy Tales)>, 발트 3국 즉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민담 <호박 바다 이야기(Tales of the Amber Sea)> 등은 동유럽에서 전해 내려오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민담이 집중적으로 소개되어 있어 오늘날에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

그녀가 특유의 간결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세계에 널리 알린 동유럽 민담들은 서구문학의 대표격인 영국문학과 게르만 문학, 스칸디나비아 문학과는 또 다른 고유한 문화와 역사적 전통이 잘 녹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평생을 동유럽 및 러시아 민담 번역과 소개에 널리 공헌한 젤레즈노바는 1987년 6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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