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왕자 라바칸>은 1826년 독일의 저명한 작가 겸 시인 빌헬름 하우프가 펴낸 동화 연감에 수록된 중편 소설이다.
알렉산드리아의 젊은 재단사 라바칸은 부지런하고 선량하며, 솜씨도 좋다. 하지만 늘 평민인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지 못하고, 왕자가 되는 꿈을 꾼다. 어느 날 라바칸이 일하는 상점에 술탄의 동생이 예복 손질을 맡긴다. 귀한 옷을 받은 주인은 일솜씨가 가장 뛰어난 라바칸에게 손질을 맡긴다.
그러나 라바칸은 너무도 화려하고 귀한 예복에 넋을 잃고, 손질한 옷을 돌려주는 대신 몰래 자신이 입고 상점을 도망친다. 언제나 꿈꾸던 대로 왕자가 되는 길을 찾아 무작정 여행을 떠난 것이다.
여행 중 그는 진짜 왕의 아들인 오마르와 만나게 되고, 길동무가 된다. 오마르는 태어난 직후 신탁 때문에 왕궁에서 자라지 못하고, 먼 나라에 사는 왕의 친구 밑에서 자랐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22세가 되어 왕자라는 징표로 주어진 단검을 들고, 친아버지인 왕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는 것이다.
라바칸은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오마르는 곧 정식으로 왕자가 되는데,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에 불같은 부러움과 시기심을 느낀다. 마침내 라바칸은 왕자가 잠든 틈을 타서 징표인 단검을 훔쳐서 달아나고, 왕을 만나 단검을 바치고 왕자로 인정받는데...
마침내 원하던 왕자가 된 라바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뜻하지 않게 왕자의 지위를 빼앗긴 오마르 왕자는 어떻게 될까?
<가짜 왕자 라바칸>은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함께 행복과 부, 영광과 명예라는 모든 인간이 소망하는 가치를 어떻게 차지할 수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교훈도 담고 있는 하우프의 명작이다.
함께 수록된 <유령선> 역시 하우프 특유의 상상력과 흥미가 넘치는 멋진 모험담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홀로 남은 젊은이 아흐메트는 고심 끝에 전 재산을 처분해 배를 한 척 산다.
넓은 세계로 나가 장사를 하고, 행운을 시험해 보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순조롭게 진행되던 항해는 갑자기 뱃사람들의 두려움의 대상이라는 어느 커다란 배가 지나가면서 재앙으로 바뀐다. 곧 닥친 풍랑으로 배는 좌초되고, 아흐메트는 늙은 하인과 함께 간신히 구명보트에 의지해 표류한다.
간신히 배를 한 척 발견해 그 배로 올라타지만, 그 배는 상상도 하지 못 했던 끔찍한 유령선이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아흐메트와 하인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
<가짜 왕자 라바칸>과 <유령선>은 유명한 하우프의 <카라반 이야기>에도 수록되었으며,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작품성으로 발간 당시부터 오늘날까지 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빌헬름 하우프(Wilhelm Hauff, 1802년 11월 29일 - 1827년 11월 18일)
<카라반 이야기>의 저자 빌헬름 하우프는 독일의 작가이자 시인이다. 1802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태어났다. 그는 네 자녀 중 둘째였는데, 외교가에서 일하던 부친은 하우프가 7살 때 세상을 떠났다. 어린 하우프는 할아버지의 보호를 받게 되었다.
책을 좋아하던 하우프는 근처 도서관을 다니며 스스로 공부하여 1820년 튀빙겐 대학교에 입학했다. 대학에서 그는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으며, 훗날 철학박사 학위도 취득했다.
대학 졸업 후 그는 비템베르그의 국방장관 에른스트 유겐 폰 휴겔 장군의 자녀들을 가르치는 가정교사가 되었다. 그는 2년간 아이들을 가르치는 한편, 틈틈이 동화를 썼다. 지금도 널리 읽히는 <카라반 이야기>를 포함, <알렉산드리아의 족장과 그의 노에들>, <슈페사르트의 여관>, 그리고 역사소설 <리히텐슈타인> 등이 당시에 그가 쓴 창작품이다.
또한 그는 <교양계층의 자녀들을 위한 동화연감>을 집필하기도 했으며, 독일 북부, 네덜란드, 프랑스 등지를 여행하며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브레멘의 포도주 유령>이라는 중편 소설을 포함해 다양한 중단편 소설을 남겼다.
하우프의 동화는 출간 즉시 독일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이 책에 실린 <황새가 된 칼리프>, <코장이 꼬마>를 포함한 하우프의 동화들은 지금도 각국에서 영화 및 연극,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1827년 하우프는 가정교사를 그만두고 <교양계층을 위한 조간신문>의 편집자가 되었다. 다음 달에는 오랜 기간 사귄 사촌 루이제와 결혼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딸이 태어난 바로 다음 날 하우프는 장티푸스로 숨을 거두었다.
이처럼 하우프는 불과 25세의 짧은 삶을 살다가 떠났지만, 그의 작품은 지금도 남아서 널리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