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은 중동부 유럽의 아름다운 나라 우크라이나에서 전해 내려오는 민담을 엮은 것이다.
<철의 늑대>는 황금 배나무 도둑을 쫓기 위한 모험을 떠난 미쉬코 왕자와, 그를 돕는 강철 늑대의 활약을 그린 이야기다. 미쉬코 왕자를 시험하는 사악한 왕들, 갖은 고생을 해서 얻은 보물을 탈취하고 공을 가로채려는 탐욕스러운 형제들, 개의 머리를 한 괴생명체며 오백 살이나 먹은 마녀 등 인간 사회 군상을 풍자한 여러 등장 인물이 얽히는 흥미진진한 모험담이다.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개성과 생명력 넘치는 나탈리아 코크할의 풍부한 칼라 삽화가 이야기에 풍취를 더해준다.
<마법의 호박>은 우크라이나에서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민담임에도, 우리에게는 매우 익숙한 이야기로 독자의 흥미를 끌 것이다. 유명한 우리 전래 동화 <흥부놀부>와 빼닮았기 때문이다. 욕심많은 부자 형 유라와 가난하지만 선량한 동생 미하일이 거대한 마법의 호박을 통해 겪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작고 둥근 빵>은 멋대로 집을 뛰쳐 나간 마법에 걸린 작고 둥근 빵의 이야기다. 비슷한 이야기가 유럽 전역에서 전해 내려오는데, 결말은 제각각 다르다. 우크라이나 버전은 중유럽과 동유럽의 오래된 민담을 아름답고 쉬운 현대어로 다시 쓰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인 이리나 젤레즈노바가 엮었으며, 사브첸코의 사랑스러운 칼라 삽화가 특히 돋보이는 작품이다.
- I. 젤레즈노바
우크라이나의 오랜 민담들을 아름다운 현대어로 소개한 이리나 젤레즈노바(Irina Lʹvovna Zheleznova)는 1924년에 태어났다.
그녀는 러시아를 중심으로 에스토니아, 우크라이나,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유럽 북부 및 동부, 중부 여러 나라의 민담을 수집해 쉽고 깔끔한 현대어로 번역해 소개했다.
특히 구 소련 영토에 살던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 <보석의 산 (A Mountain of Gems - Fairy-Tales of the Peoples of the Soviet Land)>을 비롯한 러시아 민담 모음집 <아름다운 바실리사(Vasilisa the Beautiful : Russian Fairy Tales)>, 발트 3국 즉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민담 <호박 바다 이야기(Tales of the Amber Sea)> 등 러시아 및 유럽 북동부, 중부 각국의 재미있는 민담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그녀가 엄선해 다시 쓴 민담들은 특유의 간결하고 아름다운 문체에 힘입어 오늘날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녀가 세계에 널리 알린 동유럽 및 중유럽, 러시아 민담은 서구문학의 대표격인 영국문학과 게르만, 스칸디나비아 문학과 비슷하면서도 독자적인 문화와 역사적 전통이 느껴진다.
이처럼 평생을 동유럽 및 러시아 민담 번역과 소개에 널리 공헌한 젤레즈노바는 1987년 6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