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박공의 집>은 영국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이 쓴 56편의 셜록 홈즈 단편 중 하나다. 1926년 9월 미국 리버티지(Liberty)에, 1926년 10월 영국 스트랜드 매거진(The Strand Magazine)에처음 소개되었다. 1927년 6월 영국과 미국에서 출판된 단편 모음집 <셜록 홈즈의 사건집>에 수록되었다.
어느 날 베이커 거리 2층 홈즈의 방으로 한 흑인이 들이닥쳐 다짜고짜 홈즈를 협박한다. 해로우 문제에 참견하지 말라는 것이다. 해로우 문제란 홈즈가 최근 편지로 의뢰받은 사건이다.
메이벌리 부인이 사는 해로우 저택을 누군가 통째로 사겠다고 제안이 들어왔는데, 매매 조건이 매우 이상했다. 사려는 사람은 집만이 아니라, 그 집에 있는 짐 일체를 원하며, 대신 돈은 얼마든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메이벌리 부인이 꼭 갖고 나갈 물건이 있으면 구매자에게 확인을 받고 허락하겠다는 것이다.
홈즈는 이 의뢰에 큰 관심이 없었으나, 느닷없는 협박을 받자 오히려 호기심이 동해서 왓슨과 함께 메이벌리 부인 저택으로 직접 찾아가기로 한다. 홈즈는 부인에게 그 집을 사려는 사람이 부인이 모르는 매우 중요한 물건이 집에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는데, 하녀 수잔이 악당들에게 매수된 것을 눈치챈다.
한편 홈즈는 메이벌리 부인의 아들이 런던 사교계에서 인기가 높던 더글러스로, 최근 사망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무척 유능하고 장래가 촉망되던 젊은 청년 더글러스가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몹시 피폐해진 상태로 집에 돌아와서 칩거하며 글만 쓰다가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부인은 자신의 짐이나 죽은 더글러스의 유품 중에도 값나가는 물건은 좀처럼 없었다고 한다.
홈즈가 추가 조사를 위해 런던으로 돌아간 후, 한밤중에 메이벌리 부인의 집에 도둑이 든다. 도둑은 오직 더글러스의 유품 중 짐가방 하나만 훔쳐 갔다고 한다. 남아있는 건 그가 쓴 소설 원고 몇 페이지뿐이다.
소식을 듣고 해로우 저택으로 되돌아온 홈즈는 더글러스의 남은 원고를 보고 그의 비밀과 사건의 개요를 간파한다. 이윽고 홈즈는 사교계의 팜므파탈로 최근 아들뻘인 공작과 결혼을 앞둔 유명한 외국 미인 이사도라 클라인과 마주하게 되는데...
메이벌리 부인 저택 사건과 이사도라 클라인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또 죽은 더글러스의 과거에는 어떤 비밀이 있었을까?
<세 박공의 집>은 홈즈가 활약한 숱한 사건 중에서도 특히 복잡한 애증이 얽힌 캐릭터와 구성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 아서 코난 도일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명탐정 셜록 홈즈를 탄생시킨 코난 도일의 본명은 아서 이그나티우스 코난 도일(Arthur Ignatius Conan Doyle)이다. 1859년 5월 22일 영국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 그는 에든버러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안과의사로 개업했다.
홈즈를 쓰게 된 배경은 병원 운영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부업으로 시작한 것이라 한다. 홈즈 소설은 처음에는 번번이 출판사로부터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당시 출간 준비 중이던 영국 잡지 <스트랜드 매거진>의 편집장이 도일의 원고에 매력을 느껴 홈즈 시리즈 단편들을 연재하기로 계약했다고 한다. 홈즈의 모험은 곧 폭발적 인기를 끌었고, 상당한 원고료 수입이 들어오게 되며 도일은 본업인 개업의 활동을 중단하고 전업 작가가 되었다.
홈즈 시리즈 외에도 다양한 군사소설과 심령소설을 집필하며 왕성한 작가 활동을 했으나, 가장 성공한 작품은 누가 뭐래도 홈즈 시리즈다. 도일경은 1930년 7월 7일 영국 크라우버러에서 숨을 거두었지만, 21세기에 이른 지금도 홈즈 시리즈는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과 연극, 뮤지컬 등 장르를 불문하고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