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한 의뢰인>(1924년)은 영국 작가 코난 도일 경이 쓴 56편의 셜록 홈즈 단편 중 하나다. 1924년 11월 미국 콜리어지에 최초로 소개되었다. 1925년 2월~3월 두 부분으로 나뉘어 영국 스트랜드 매거진에도 소개되었다. 1927년에 발간된 12편의 단편 모음집 <셜록 홈즈의 사건집>에 수록되었다.
어느 날 홈즈에게 신분을 철저히 숨긴 의뢰인을 대신하여 제임스 경이 찾아온다. 드 머빌 장군의 딸인 바이올렛 양이 그루너 남작에게 반하여 결혼하려는데, 그 마음을 돌려달라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귀족 출신인 남작은 근사한 겉모습과 달리 실제는 냉혹한 살인자로 과거 다수의 여자를 파멸로 몰고 간 장본인이다. 그러나 남작에게 빠진 바이올렛은 모든 이야기를 뜬소문으로 치부한다.
홈즈는 완고한 바이올렛을 설득하기 위해 과거 그루너 남작에게 버림받은 키티 윈터라는 여인과 함께 찾아가지만, 문전박대만 당한다. 남작에게 원한이 깊은 키티는 홈즈에게 그가 자신이 파멸시킨 여인들에 대한 기록을 남긴 수기를 가지고 있다는 정보를 건네준다. 홈즈는 남작을 만나지만, 바이올렛의 정신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는 남작은 자신만만하다. 설상가상으로 그날 오후 홈즈는 남작이 보낸 괴한들에게 습격당해 중상을 입는다.
길거리에서 이 소문을 접한 왓슨은 기겁해서 베이커가로 달려간다. 그리고 홈즈의 부탁으로 그를 대신하여 정체를 숨기고 그루너 남작을 만나 모종의 교섭을 벌이는데...왓슨은 과연 악마 같은 남작과의 대결에서 맡은 바 임무를 무사히 수행할 수 있을까?
<고명한 의뢰인>의 백미는 왓슨과 남작의 숨 막히는 대결에서 사건 해결로 이어지는 작품 후반부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슬아슬한 긴박감과 위기가 마치 영상으로 보듯 생생하게 묘사된다. 결정적 순간 등장하는 부상입은 명탐정의 활약, 그리고 여인의 깊은 원한은 홈즈도 예상치 못한 뜻밖의 결과로 이어지며 끝까지 독자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사건이 해결된 후 왓슨은 비로소 실제 이 사건 의뢰인의 정체를 눈치채고 크게 놀라는데, 홈즈는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이 의뢰인이 정확히 누구인지는 작품 안에서는 명시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셜로키언들 사이에서는 왓슨이 본 의뢰인의 마차 문장이 영국 왕실 문장이며, 따라서 진짜 의뢰인은 당시(1902년) 영국 국왕인 고명한 에드워드 7세라는 주장이 다수설이다.
코난 도일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명탐정 셜록 홈즈를 탄생시킨 코난 도일의 본명은 아서 이그나티우스 코난 도일(Arthur Ignatius Conan Doyle)이다. 1859년 5월 22일 영국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 그는 에든버러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안과의사로 개업했다.
홈즈를 쓰게 된 배경은 병원 운영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부업으로 시작한 것이라 한다. 홈즈 소설은 처음에는 번번이 출판사로부터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당시 출간 준비 중이던 영국 잡지 <스트랜드 매거진>의 편집장이 도일의 원고에 매력을 느껴 홈즈 시리즈 단편들을 연재하기로 계약했다고 한다. 홈즈의 모험은 곧 폭발적 인기를 끌었고, 상당한 원고료 수입이 들어오게 되며 도일은 본업인 개업의 활동을 중단하고 전업 작가가 되었다.
홈즈 시리즈 외에도 다양한 군사소설과 심령소설을 집필하며 왕성한 작가 활동을 했으나, 가장 성공한 작품은 누가 뭐래도 홈즈 시리즈다. 도일경은 1930년 7월 7일 영국 크라우버러에서 숨을 거두었지만, 21세기에 이른 지금도 홈즈 시리즈는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과 연극, 뮤지컬 등 장르를 불문하고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