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비 그레인지 저택>은 56편의 셜록 홈즈 단편 중 하나다. 1904년 9월 영국 스트랜드 매거진에 처음 소개되었으며, 1904년 12월 31일 미국 콜리어즈지에도 실렸다.
1897년의 어느 혹독하게 추운 겨울날 아침, 홈즈와 왓슨은 홉킨스 경감의 편지를 받고 열차로 애비 그레인지 저택의 살인사건을 수사하러 나선다.
거대한 장원이 딸린 저택 주인 유스타스 브랙큰스톨 경이 끔찍하게 살해 당하고, 아름다운 부인 메리도 얼굴에 큰 상처를 입고 정신을 잃은 채 발견된 것이다. 홈즈가 애비 그레인지 저택에 도착했을 때는 기절했던 부인이 정신을 되찾은 상태라, 최근 악명을 떨치던 3인조 강도단 랜돌 일당이 그같은 흉행을 저질렀음을 증언한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부인을 어릴 때부터 돌봐온 하녀 타리자 역시 부인의 증언을 뒷받침하고, 사건 현장의 증거 역시 3인조의 소행을 가리킨다.
홉킨스는 모처럼 홈즈를 런던에서 호출했음에도 사건이 싱겁게 밝혀진 것에 대해 미안해 하고, 홈즈도 뻔한 범죄에 곧 흥미를 잃는다. 그러나 온 김에 범행 현장을 둘러본 홈즈는 어딘가 석연치 않은 느낌을 받는다. 런던으로 돌아가던 열차에서도 위화감을 떨치지 못하던 홈즈는 갑자기 왓슨에게 애비 그레인지 저택으로 돌아가자고 한다.
3인조 강도단이 반쯤 마시다 만 포도주 찌꺼기가 남은 세 개의 글라스 상태가 부인 및 하인의 진술과 어긋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홈즈는 다시 범행 현장을 철저히 재조사하고, 글라스 뿐 아니라 부인을 묶어놓았던 잘린 초인종 끈에서도 역시 부인의 진술과 모순되는 점을 발견한다. 아울러 결혼한 지 1년밖에 안 된 보기 드문 미모의 부인은 사망한 유스타스 경의 극심한 알콜중독성 폭력에 시달려 몹시 불행하게 지내왔다는 사실도 새롭게 조망하기 시작한다.
홈즈는 부인을 다시 심문하지만, 그녀는 필사적으로 처음의 진술을 고수한다. 런던으로 돌아온 홈즈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런던을 오가는 선박회사를 조사하고, 베이커 가 홈즈의 하숙방으로 젊고 건장한 금발의 선장이 찾아오는데...
<애비 그레인지 저택>은 홈즈가 사건의 진정한 피해자와 가해자 및 그 처리에 대해 경찰과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는 특유의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정의를 사랑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홈즈 특유의 매력과 세계관을 유감없이 보여준 수작이다.
코난 도일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명탐정 셜록 홈즈를 탄생시킨 코난 도일의 본명은 아서 이그나티우스 코난 도일(Arthur Ignatius Conan Doyle)이다. 1859년 5월 22일 영국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 그는 에든버러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안과의사로 개업했다.
홈즈를 쓰게 된 배경은 병원 운영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부업으로 시작한 것이라 한다. 홈즈 소설은 처음에는 번번이 출판사로부터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당시 출간 준비 중이던 영국 잡지 <스트랜드 매거진>의 편집장이 도일의 원고에 매력을 느껴 홈즈 시리즈 단편들을 연재하기로 계약했다고 한다. 홈즈의 모험은 곧 폭발적 인기를 끌었고, 상당한 원고료 수입이 들어오게 되며 도일은 본업인 개업의 활동을 중단하고 전업 작가가 되었다.
홈즈 시리즈 외에도 다양한 군사소설과 심령소설을 집필하며 왕성한 작가 활동을 했으나, 가장 성공한 작품은 누가 뭐래도 홈즈 시리즈다. 도일경은 1930년 7월 7일 영국 크라우버러에서 숨을 거두었지만, 21세기에 이른 지금도 홈즈 시리즈는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과 연극, 뮤지컬 등 장르를 불문하고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