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어느 흐린날 아침, 베이커가 홈즈의 하숙집으로 다급한 전보가 도착한다. '쓰리쿼터백의 실종, 매우 다급함' 이라는 내용 외에 별다른 정보가 없었으나, 곧바로 영국 양대 명문의 하나인 케임브리지 대학 트리니티 칼리지의 학생 오버튼이 찾아온다. 그는 케임브리지 대학 럭비팀 주장으로, 홉킨스 경위의 권유로 홈즈를 찾아왔다고 밝힌다.
그는 내일로 다가온 오랜 라이벌 옥스퍼드 대학과의 럭비 경기를 앞두고 런던에 머물고 있었는데, 같은 팀에서 쓰리쿼터백을 맡고 있는 유능한 선수 스턴튼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이다. 오버튼은 평소 스턴튼의 성실한 품행으로 볼 때 결정적 경기를 앞두고 갑자기 자취를 감춘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홈즈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한편 스턴튼은 부모가 없어 큰 아버지인 제임스경이 가장 가까운 친척이다. 제임스경은 엄청난 수전노지만, 영국에서도 손꼽히는 부자다. 제임스경이 사망할 경우, 그 유산은 스턴튼에게 돌아가게 되어 있음을 알게 된 홈즈는 막대한 재산과 관련된 모종의 음모가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으로 사건 수사에 착수한다.
수사를 전개하며 홈즈는 스턴튼이 실종되기 전날 전보를 보낸 인물이 암스트롱이라는 의사란 사실을 밝혀내 그를 방문한다. 그러나 암스트롱은 홈즈에게 극도로 거부감을 보이며, 전혀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그는 홈즈의 미행조차 따돌릴 정도로 치밀한 면모를 보인다.
평소와 달리 홈즈의 추적은 번번이 암스트롱의 방어에 막혀 무너지고, 홈즈는 왓슨에게 암스트롱의 여러 재능과 조심성 넘치는 성품을 거론하며 그가 범죄를 꾸민다면 모리어티 교수에 버금갈 정도로 뛰어난 적수가 될 것이라고까지 평한다.
하지만 홈즈는 특유의 끈질긴 투지와 아이디어로 암스트롱이 숨기고자 하는 진실을 추적하고, 마침내 모든 진상이 숨겨진 오두막에 이르게 되는데...
<실종된 쓰리쿼터백>은 등장 인물들의 생생한 개성과 예상못한 반전, 슬픈 사연이 잘 녹아든 작품으로, 1904년 8월 영국 스트랜드 매거진에, 같은해 11월 하순 미국 콜리어즈 지에 처음 발표되었다. [셜록 홈즈의 귀환]에 수록된 13편의 단편 중 하나다.
- 코난 도일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명탐정 셜록 홈즈를 탄생시킨 코난 도일의 본명은 아서 이그나티우스 코난 도일(Arthur Ignatius Conan Doyle)이다. 1859년 5월 22일 영국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 그는 에든버러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안과의사로 개업했다.
홈즈를 쓰게 된 배경은 병원 운영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부업으로 시작한 것이라 한다. 홈즈 소설은 처음에는 번번이 출판사로부터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당시 출간 준비 중이던 영국 잡지 <스트랜드 매거진>의 편집장이 도일의 원고에 매력을 느껴 홈즈 시리즈 단편들을 연재하기로 계약했다고 한다. 홈즈의 모험은 곧 폭발적 인기를 끌었고, 상당한 원고료 수입이 들어오게 되며 도일은 본업인 개업의 활동을 중단하고 전업 작가가 되었다.
홈즈 시리즈 외에도 다양한 군사소설과 심령소설을 집필하며 왕성한 작가 활동을 했으나, 가장 성공한 작품은 누가 뭐래도 홈즈 시리즈다. 도일경은 1930년 7월 7일 영국 크라우버러에서 숨을 거두었지만, 21세기에 이른 지금도 홈즈 시리즈는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과 연극, 뮤지컬 등 장르를 불문하고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