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개의 나폴레옹>은 아서 코난 도일 경이 쓴 56편의 홈즈 단편 중 하나로, <셜록 홈즈의 귀환> 시리즈에 수록된 작품이다. 1904년 4월 30일 미국 콜리어즈 출판사에서, 1904년 5월 영국 스트랜드 매거진에서 처음 출판되었다.
이 사건은 홈즈 시리즈의 런던 경시청 멤버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레스트레이드 경감이 등장하며 도입부에서부터 흥미를 끈다.
어느 날 저녁,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베이커가 홈즈의 하숙집에 들렀다가 최근 런던에서 일어나는 황당한 사건에 대해 언급한다. 아무 인연도 없는 사람들이 보유한 똑같은 모양의 나폴레옹 흉상이 연쇄적으로 깨뜨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동일범 소행으로 추정되지만, 나폴레옹 흉상 파괴 외에 어떤 피해도 없고, 단서도 없다.
경감은 이 사건 범인은 홈즈가 아니라 의사인 왓슨이 전문으로 다루어야 할 자라고 한다. 별 이익도 없이 이런 우스꽝스럽고 사소한 짓을 반복하는 건 나폴레옹에게 원한을 품은 편집광적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홈즈는 그런 레스트레이드 경감의 주장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홈즈의 예감은 머지않아 적중하여 또 다른 나폴레옹 흉상 파괴 현장에서 뜻밖에 살인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사태는 갑자기 심각해지고, 레스트레이드 경감과 홈즈는 함께 범인 체포에 나선다. 이에 따라 사건 이면에 도사리던 이탈리아 이민자 사회의 다채로운 속사정이 드러나며 긴장감을 더한다.
마침내 홈즈의 주도로 범인을 멋지게 올가미에 몰아넣는데 성공하지만, 이 사건 이면에는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상상도 못했던 또 다른 비밀이 있었는데...
<여섯 개의 나폴레옹>은 사건 자체도 흥미진진하지만, 홈즈와 레스트레이드 경감의 인간미와 개성, 관계가 잘 드러나 더욱 돋보이는 작품이다.
레스트레이드는 성실하고 투철한 민완 형사다. 홈즈에게는 늘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으며, 은근히 뽐내는 성품이다. 하지만 결정적 실력차 앞에서는 홈즈의 탁월함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존경심을 표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평소 공을 번번이 가로채는 경찰에 대해 다소 시니컬한 태도를 보이던 홈즈 역시 드물게 감동하는 면모를 드러낸다.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홈즈의 전설이 시작된 첫 작품 <주홍색의 연구> 이래, 총 60여 편의 홈즈 시리즈에서 공식적으로는 이 사건에서 마지막으로 등장한다.
홈즈 시리즈 특유의 흥미와 감동, 교훈이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빼어난 작품이다.
코난 도일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명탐정 셜록 홈즈를 탄생시킨 코난 도일의 본명은 아서 이그나티우스 코난 도일(Arthur Ignatius Conan Doyle)이다. 1859년 5월 22일 영국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 그는 에든버러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안과의사로 개업했다.
홈즈를 쓰게 된 배경은 병원 운영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부업으로 시작한 것이라 한다. 홈즈 소설은 처음에는 번번이 출판사로부터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당시 출간 준비 중이던 영국 잡지 <스트랜드 매거진>의 편집장이 도일의 원고에 매력을 느껴 홈즈 시리즈 단편들을 연재하기로 계약했다고 한다. 홈즈의 모험은 곧 폭발적 인기를 끌었고, 상당한 원고료 수입이 들어오게 되며 도일은 본업인 개업의 활동을 중단하고 전업 작가가 되었다.
홈즈 시리즈 외에도 다양한 군사소설과 심령소설을 집필하며 왕성한 작가 활동을 했으나, 가장 성공한 작품은 누가 뭐래도 홈즈 시리즈다. 도일경은 1930년 7월 7일 영국 크라우버러에서 숨을 거두었지만, 21세기에 이른 지금도 홈즈 시리즈는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과 연극, 뮤지컬 등 장르를 불문하고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