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새의 죽음과 장례식>은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전래동화이자 자장가인 '마더 구스'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동요의 하나인 <누가 울새를 죽였나?(Who Killed the Poor Cock Robin?)를 상상력을 자극하는 풍부하고 재미있는 삽화와 함께 소개한 작품이다.
19세기 초반 미국의 저명한 풍자 삽화가 헨리 루이스 스티븐스의 펜 끝에서 탄생한 18장의 그림은 영미에서 가장 유명한 이 자장가에 얽힌 다양한 전설을 한결 생생하게 은유한 걸작으로 이 동요의 가치를 한결 돋보이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살해 당한 울새 로빈(Robin)의 죽음과 범인, 재판과 증언, 처벌과 장례식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이 동요는 실은 고대 영국의 유명한 의적 로빈 훗에 얽힌 이야기라는 주장, 윌리엄 2세의 암살을 암시한 것이라는 주장, 1742년 영국 로버트 월폴(Robert Walpole) 내각의 몰락을 초래한 정치적 음모를 다루고 있다는 주장 등 그 배경에 대해 지금까지 다양한 추론과 분석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스티븐스의 이 <울새의 죽음과 장례식> 역시 특유의 삽화를 통해 그같은 정치적 암살 혹은 정적간의 피비린내나는 역사를 다룬 것임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이 책은 거장의 손끝에서 재탄생한 삽화 전체가 수록된 '누가 울새를 죽였나?' 의 가장 유명한 출판 버전 번역판으로, 이 신비로운 마더구스 동요를 둘러싼 흥미로운 관련 가설들을 함께 소개한다. 인간의 탐욕과 정치적 부침, 영국 전설과 풍자의 묘미를 즐기는 이들의 일독을 권한다.
헨리 루이스 스티븐스 (Henry Louis Stephens)
- 미국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편집자, 만화가.
헨리 루이스 스티븐스는 1824년 2월 1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났다. 1859년 무렵, 예술가들의 요람 뉴욕으로 향한 그는 다음해 <하퍼 앤드 브라더스>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는 다양한 도서 및 잡지 삽화를 그렸으며, 섬세한 터치와 특유의 풍자가 넘치는 그림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그는 유머러스한 동물 캐리커처로 명성을 날렸는데, <이솝 우화>, <울새의 죽음과 장례식>, <잭이 지은 집> 등에서 그만의 장점을 어김없이 드러냈다. 스티븐스는 1851년에는 <인간 종족의 우스운 자연사>를, 1855년에는 <교만한 고블린>이라는 풍자 시집을 내면서 삽화뿐 아니라 글도 직접 써서 작품을 출간했다.
주로 수채화 작품을 즐겼던 그는 헨리와 프랭크라는 두 자녀를 두었으며, 1882년 12월 13일, 미국 뉴저지 베이온에서 세상을 떠났다.